장자
장자 소요유 2장 讓天下於許由 오늘에 감사하며 본분을 다하자...
최 샘
2022. 12. 13. 08:47
허유소부(허유에게 요임금의 통치 권유를 사양하고 물가에 귀를 씻는 데 친구 소부가 송아지에게 물을 먹이려다가 허유말들 듣고 더러운 물을 먹일 수 없다며 위로 올라가 물을 먹였다.)
堯요임금이 許由허유에게 천하를 물려주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해와 달이 돋아 세상이 환하게 밝아졌는데도 횃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은 그 빛을 밝힘에 또한 공연히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때맞추어 단비가 내리는데도 여전히 물 대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그 논밭을 윤택하게 함에 또한 공연히 수고롭기만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선생께서 천자의 자리에 오르시면 곧 천하가 잘 다스려질 터인데 그런데도 내가 아직도 천하를 맡아 가지고 있으니, 내 스스로 돌이켜보아도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청컨대 천하를 바치고자 하니 맡아 주기 바랍니다.”
許由가 말하였다.
“그대가 천하를 다스려 천하가 이미 잘 다스려지고 있는데, 그런데도 내가 오히려 그대를 대신한다면 나더러 장차 〈천자라는〉 名譽명예를 구하라는 것인가요.
명예라고 하는 것은 실질의 손님이니, 그러면 나더러 장차 손님이라고 하는 〈非本質的비본질적인〉 것이 되라는 것인가요.
뱁새가 깊은 숲 속에 둥지를 짓고 살 때에 〈필요한 것은 숲 속 전체가 아니라〉 나뭇가지 하나에 지나지 않고, 두더지가 黃河황하의 물을 마실 때에 〈필요한 것은 황하의 물 전체가 아니라〉 자기 배를 채우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돌아가 쉬십시오, 임금이시여.
나는 천하를 가지고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제사 때〉 熟手숙수가 음식을 잘못 만든다고 해서 尸祝시축이 술단지나 제사상을 뛰어 넘어가서 숙수 일을 대신하지는 않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