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장자 胠篋 거협 1장 작은 도둑과 큰 도둑

최 샘 2023. 2. 24. 07:36

장자 胠篋 거협 1장 작은 도둑과 큰 도둑

 

이슬방울

 

작은 상자를 열고 주머니를 뒤지고 궤짝을 뜯는 도둑을 염려하여 지키고 방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끈이나 줄을 당겨 단단히 묶고 빗장과 자물쇠를 튼튼히 채운다.

이것이 世俗(세속)에서 이른바 도둑을 방비하는지혜이다.

그러나 큰 도둑이 오면, 궤짝을 통째로 등에 지고 상자를 손에 들고 주머니를 어깨에 메고 달아나면서 오직 끈이나 줄, 빗장이나 자물쇠가 견고하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앞서 이른바 지혜라는 것은 큰 도둑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때문에 시험 삼아 따져 보려고 한다.

세속에서 이른바 지혜라는 것이 큰 도둑을 위해 도와준 것이 아니겠으며 이른바 ()이란 것이 큰 도둑을 위해 지켜 준 것이 아니겠는가.

어떻게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

옛날 ()나라는 이웃 고을이 서로 바라보이며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려서 그물이 펼쳐지는 곳과 쟁기와 보습이 찌르는 곳이 사방 2천 리에 달했는데 사방 국경 안을 통틀어 宗廟(종묘)社稷(사직)을 세우고 ()()()()() 등의 고을을 구석구석까지 다스림에 어찌 성인을 본받지 않았겠는가마는 田成子(전성자)가 하루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훔쳤으니 훔친 것이 어찌 나라뿐이었겠는가.

聖知(성지)의 규범도 함께 훔쳤다.

그 때문에 田成子(전성자)는 도적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몸은 ()()과 같이 편안한 지위에 머물러 작은 나라가 감히 비난하지 못하고 큰 나라가 감히 誅伐(주벌)하지 못해서 열두 세대 동안이나 제나라를 차지하였으니, 이는 제나라를 훔쳤을 뿐만 아니라 聖知(성지)의 규범까지 아울러 훔쳐서 도적의 몸을 지킨 것이 아니겠는가.

 

將爲胠篋探囊發匱之盜(장위거협탐낭발궤지도)하야 而爲守備(이위수비)인댄 則必攝緘縢固扃鐍(칙필섭함등고경휼)하나니

() 世俗之所謂知也(세속지소위지야)

然而巨盜至(연이거도지) 則負匱揭篋擔囊而趨(칙부궤게협담낭이추)하야 唯恐緘縢扃鐍之不固也(유공함등경휼지불고야)하나니

然則鄕之所謂知者不乃爲大盜積者也(연칙향지소위지자불내위대도적자야)

() 嘗試論之(상시론지)하노라

世俗之所謂知者(세속지소위지자) 有不爲大盜(유불위대도)하야 積者乎(적자호) 所謂聖者(소위성자) 有不爲大盜(유불위대도)하야 守者乎(수자호)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昔者(석자) 齊國(제국) 隣邑(린읍) 相望(상망)하며 鷄狗之音(계구지음) 相聞(상문)하야 罔罟之所布(망고지소포) 耒耨之所刺(뢰누지소자) 方二千餘里(방이천여리)러니 闔四竟之內(합사경지내)하야 所以立宗廟社稷治邑屋州閭鄕曲者(소이립종묘사직치읍옥주려향곡자) 曷嘗不法聖人哉(갈상불법성인재)리오마는 然而田成子一旦(연이전성자일단) 殺齊君而盜其國(살제군이도기국)하니 所盜者(소도자) 豈獨其國邪(개독기국사)리오

竝與其聖知之法而盜之(병여기성지지법이도지)하니라

() 田成子(전성자) 有乎盜賊之名(유호도적지명)하나 而身處堯舜之安(이신처요순지안)이라 小國(소국) 不敢非(불감비)하며 大國(대국) 不敢誅(불감주)하야 十二世(십이세) 有齊國(유제국)하니 則是(칙시) 不乃竊齊國(불내절제국) 竝與其聖知之法(병여기성지지법)하야 以守其盜賊之身乎(이수기도적지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