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제물론 祭物論 3장 모든 존재가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物之所同是乎

분별심은 왜 오는가?

齧缺설결이 王倪왕예에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모든 존재가 다 옳다고 인정되는 것에 대해서 아십니까?”

왕예가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겠는가?”

선생께서는 선생이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아십니까?”

왕예가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겠는가?”

그렇다면 모든 존재에 대해 앎이 없습니까?”

왕예가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시험삼아 말해보겠다.

내가 이른바 안다고 하는 것이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님을 어찌 알겠으며, 내가 이른바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님을 어찌 알겠는가?”

또 내가 시험삼아 너에게 물어보겠다.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이 생기고 반신불수가 되는데, 미꾸라지도 그러한가?

사람은 나무 꼭대기에 머물면 벌벌 떨며 두려워하게 되는데, 원숭이도 그러한가?

이 세 가지 중에서 누가 올바른 거처를 아는가?

사람은 소와 양, 개와 돼지를 먹고, 사슴은 풀을 뜯어 먹고, 지네는 뱀을 달게 먹고, 소리개와 까마귀는 쥐를 즐겨 먹는다.

이 네 가지 중에서 누가 올바른 맛을 아는가?

암컷원숭이를 수컷원숭이가 자신의 짝으로 여기고, 사슴은 사슴 종류와 교미하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며 노닌다.

毛嬙모장과 麗姬려희를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여기지만 물고기는 그들을 보면 물 속으로 깊이 도망하고, 새는 그들을 보면 하늘로 높이 날아가고, 사슴은 그들을 보면 힘껏 달아난다.

이 네 가지 중에서 누가 천하의 올바른 아름다움을 아는가?

내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仁義인의의 端緖단서와 是非시비의 길이 복잡하게 얽혀서 어수선하고 어지럽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그 구별을 알 수 있겠는가.”

齧缺설결이 말했다.

선생께서 이로움과 해로움을 알지 못한다고 하시니 그렇다면 至人(덕이 극치이 이른 사람)지인도 본래 利害이해를 모르는 것입니까?”

王倪왕예가 대답했다.

지인은 신통력을 가진 존재이다.

못가의 수풀 우거진 곳이 불에 타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으며, 黃河황하나 漢水한수가 얼어붙을 정도로 춥더라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으며, 격렬한 우레가 산을 쪼개고 바람이 바다를 뒤흔들지라도 그를 놀라게 할 수 없다.

그 같은 사람은 구름을 타고 해와 달을 몰아서 四海의 밖에서 노닌다.

죽음과 삶도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는데 하물며 이해의 말단 따위이겠는가.”

Posted by 최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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