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응제왕 4장 功蓋天下而似不自己 功공이 천하를 뒤덮어도 자기가 한 일로 여기지 않고
陽子居양자거가 老耼노담을 만나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아주 민첩하고 굳세며, 만물을 잘 꿰뚫고 만사를 분명히 알며, 도를 배우는 데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은 明王명왕에 견줄 수 있겠습니까?”
노담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성인과 비교하면 잡일이나 담당하며 기술에 얽매이는 자들인지라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졸일 뿐이다.
게다가 호랑이와 표범의 아름다운 무늬는 사냥꾼을 불러들이고, 원숭이의 민첩함과 살쾡이를 잡는 개는 우리를 불러오는 법이니 이 같은 사람이 明王에 견줄 수 있겠는가.”
양자거가 깜짝 놀라 얼굴빛을 고치고 말했다.
“감히 명왕의 다스림에 대해 여쭙습니다.”
노담이 대답했다.
“명왕의 다스림은 功공이 천하를 뒤덮어도 자기가 한 일로 여기지 않고, 敎化교화가 만물에 베풀어져도 백성들이 느끼지 못하며, 베풂이 있는데도 아무도 그 이름을 일컫지 않으며, 만물로 하여금 스스로 기뻐하게 하여, 헤아릴 수 없는 초월적인 경지에 서서 아무 것도 없는 근원의 세계에 노니는 것이다.”
陽子居見老耼하야 曰 (양자거견노담 왈)
양자거陽子居가 노담老耼을 만나서 이렇게 말했다.
有人於此하니 嚮疾彊梁하며 物徹疏明하며 學道不勌하나니 (유인어차 향질강양 물철소명 학도불권)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아주 민첩하고 굳세며, 만물을 잘 꿰뚫고 만사를 분명히 알며, 도를 배우는 데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嚮疾彊梁(향질강량) : 아주 민첩하고 굳셈.
嚮疾(향질) : 影響(영향)처럼 빠르다
嚮 (향할 향)1. 향하다(向--) 2. 나아가다 3. 길잡다 4. 바라보다 5. 대하다(對--)
彊梁(강량) : 강하고 굳센 모양.
物徹疏明(물철소명) : 만물을 잘 꿰뚫고 만사를 분명히 앎.
徹(철) : 通과 같이 투철하게 안다
疏明(소명) : 聰明(총명)
疏 (소통할 소)1. 소통하다(疏通--) 2. 트이다 3. 드물다 4.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 5. 깔다 6. 멀어지다
學道不勌(학도부권) : 도를 배우는 데 게을리하지 않음.
不勌(부권) : 不倦(부권)
勌 (게으를 권) 1. 게으르다 2. 진력나다(盡力--) 3. 고달프다
如是者는 可比明王乎아 (여시자 가비명왕호)
이와 같은 사람은 명왕明王에 견줄 수 있겠습니까?”
老耼曰 (노담왈)
노담이 말했다.
是는 於聖人也에 胥易이며 技係라 勞形怵心者也니라 (시 어성인야 서이 기계 노형출심자야)
“이런 사람은 성인과 비교하면 잡일이나 담당하며 기술에 얽매이는 자들인지라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졸일 뿐이다.
胥易技係(서이기계) : 잡일이나 담당하며 기술에 얽매이는 자들.
胥易(서역) : 胥易之徒로 잡일이나 담당하는 무리
胥 (서로 서) 1. 서로, 함께 2. 다, 모두 3. 잠깐 동안 4. 아전(衙前: 조선 시대(時代)에, 중앙과 지방의 관아에 속한 구실아치) 5. 재주꾼 6. 게장, 게젓 7. 악관(樂官) 8. 어조사(語助辭)(시구의 무의미한 조사)
易(이) : 다스리다, 담당하다
勞形怵心者也(노형출심자야) :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졸일 뿐임.
勞形(노형) : 몸을 지치게 한다
怵心(출심) : 마음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怵 (두려워할 출) 1. 두려워하다 2. 슬퍼하다, 가엾게 여기다
且也虎豹之文은 來田하며 猨狙之便과 執斄之狗는 來藉하나니 如是者도 可比明王乎아 (차야호표지문 래전 원저지편 지이지구 래적 여시자 가비명왕호)
게다가 호랑이와 표범의 아름다운 무늬는 사냥꾼을 불러들이고, 원숭이의 민첩함과 살쾡이를 잡는 개는 우리를 불러오는 법이니 이 같은 사람이 명왕明王에 견줄 수 있겠는가.”
田(전) : 사냥[獵(렵)]
來田(래전) : 사냥당하는 재앙을 초래한다.
猨 (원숭이 원) 1. 원숭이(구세계원숭잇과와 신세계원숭잇과의 총칭(總稱)) 2. 짐승의 이름
狙 (원숭이 저) 1. (긴팔)원숭이 2. 엿보다 3. 노리다
便(편) 便捷(편첩)으로 민첩하다
便 (편할 편, 똥오줌 변) 1. 편하다(便--) 2. 아첨하다(阿諂--) 3. 쉬다, 휴식하다(休息--)
斄 털 긴 소 리(이) (털 긴 소 리(이)) : 살쾡이, 너구리 따위.
藉 (짓밟을 적) a. 짓밟다 (적) b. 밟다 (적) c. 범하다(犯--) (적) d. 업신여기다 (적)
陽子居蹴然 曰(양자거 축연 왈)
양자거가 깜짝 놀라 얼굴빛을 고치고 말했다.
蹴然(축연) 깜짝 놀라 얼굴빛을 고치는 모습.
敢問明王之治하노라 (감문명왕지치)
“감히 명왕의 다스림에 대해 여쭙습니다.”
老耼曰 (노담왈)
노담이 대답했다.
明王之治는 功蓋天下而似不自己하며 化貸萬物而民不恃하며 有를 莫擧名이나 使物自喜하야 立乎不測而遊於無有者也니라 (명왕지치 공개천하이사부자기 화화만물이민불시 유 막거명 사물자희 입호불측이유어무유자야)
“명왕의 다스림은 공功이 천하를 뒤덮어도 자기가 한 일로 여기지 않고, 교화敎化가 만물에 베풀어져도 백성들이 느끼지 못하며, 베풂이 있는데도 아무도 그 이름을 일컫지 않으며, 만물로 하여금 스스로 기뻐하게 하여, 헤아릴 수 없는 초월적인 경지에 서서 아무 것도 없는 근원의 세계에 노니는 것이다.”
不測(부측) : 인간의 인식능력을 넘어선 초월적인 경지로 道와 일체가 된 경지를 의미
無有(무유) : 아무 것도 없는 근원의 세계로 無己, 無功, 無名의 정치가 바로 明王의 정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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