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아주 민첩하고 굳세며, 만물을 잘 꿰뚫고 만사를 분명히 알며, 도를 배우는 데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은 明王명왕에 견줄 수 있겠습니까?”
노담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성인과 비교하면 잡일이나 담당하며 기술에 얽매이는 자들인지라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졸일 뿐이다.
게다가 호랑이와 표범의 아름다운 무늬는 사냥꾼을 불러들이고, 원숭이의 민첩함과 살쾡이를 잡는 개는 우리를 불러오는 법이니 이 같은 사람이 明王에 견줄 수 있겠는가.”
양자거가 깜짝 놀라 얼굴빛을 고치고 말했다.
“감히 명왕의 다스림에 대해 여쭙습니다.”
노담이 대답했다.
“명왕의 다스림은 功공이 천하를 뒤덮어도 자기가 한 일로 여기지 않고, 敎化교화가 만물에 베풀어져도 백성들이 느끼지 못하며, 베풂이 있는데도 아무도 그 이름을 일컫지 않으며, 만물로 하여금 스스로 기뻐하게 하여, 헤아릴 수 없는 초월적인 경지에 서서 아무 것도 없는 근원의 세계에 노니는 것이다.”
“명왕의 다스림은 공功이 천하를 뒤덮어도 자기가 한 일로 여기지 않고, 교화敎化가 만물에 베풀어져도 백성들이 느끼지 못하며, 베풂이 있는데도 아무도 그 이름을 일컫지 않으며, 만물로 하여금 스스로 기뻐하게 하여, 헤아릴 수 없는 초월적인 경지에 서서 아무 것도 없는 근원의 세계에 노니는 것이다.”
不測(부측) : 인간의 인식능력을 넘어선 초월적인 경지로 道와 일체가 된 경지를 의미
無有(무유) : 아무 것도 없는 근원의 세계로 無己, 無功, 無名의 정치가 바로 明王의 정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