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는 마음을 비우고 즐겁게 기다리며 쉼 없이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걷는다. 주역
Don't hurry
05. ䷄ 水天需(수천수)
天地間(천지간)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외부에서 양분을 받아 비로소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풀과 나무는 공중에서 햇빛과 열과 공기를 받고 땅속에서 수분과 그 밖의 영양소를 얻어 성장한다. 즉, 草木(초목)은 이들 물건을 기다려서 비로소 성장한다. 草木(초목)도 禽獸(금수)도 모두 기다리는 것이 있다.
인간도 반드시 기다리는 것이 있다. 기다리는 것이 없으면 생활할 수 없다. 인간이 기다리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음식물이다. 그러므로 序卦傳(서괘전)에서는 需卦(유괘)를 음식의 道(도)로 보고 있다.
몸과 마음이 剛健(강건)하더라도 위험은 언제나 있으니 자중하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인생의 시기에도 때가 올 때까지 隱忍自重(은인자중)해야 한다. 마음속에 감추어 참고 견디면서 몸가짐을 신중하게 때를 기다려야한다. 雜卦傳(잡괘전)에 “不進也(부진야)라” 했으니 나아가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에도 뚜렷한 목적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설정된 목적에는 정성으로 臨(임)해야 하고, 꾸준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때를 기다리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05-1. 卦辭(괘사)
需는 有孚하야 光亨코 貞吉하니 利涉大川하니라
需(수)는 믿음이 있어서 빛나서 형통하고, 바르게 해서 吉(길)하니 큰 내(川)를 건넘이 이로우니라.
① 需 ‘기다릴 수’, 구할(要求), 기다릴(待也), 머뭇거릴(遲疑貌), 음식
② 孚 ‘믿을 부’, 미쁠(信也), 기를(養育)
③ 涉 ‘건널 섭’, 거칠, 겪을(經也), 관계할
卦辭(괘사)에 “需(수)는 有孚(유부)”라 한 말과 같이 안에 충실한 것이 있어야 한다. 안에 충실한 생명이 없으면 음식물을 아무리 주어도 성장하지 않는다. 안에 충실한 생명이 있을 때 비로소 양육이 가능하다. 하늘에 비가 될 구름이 없으면 아무리 기다려도 비는 오지 않는다. 有孚(유부)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이 卦(괘)는 아래에 乾卦(건괘)가 있고, 위에 坎卦(감괘)가 있다. 乾(건)은 剛健(강건)의 德(덕)이 있고, 坎(감)은 險(험), 困難(곤란)의 성질이 있다.
乾卦(건괘)는 험난한 坎卦(감괘)에 막혀, 나아갈 수 없어 잠시 동안 머뭇거리며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卦(괘)의 德(덕), 즉 卦(괘)의 성질로서 설명한 것이다. 요컨대 需卦(수괘)는 잠시 동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뒤에 나아가기 위해서 잠시 기다리는 것이다. 나아가려는데 사정이 좋지 못하여 잠시 기다리는 것이다.
기다리는 것에 대한 마음가짐도 이 卦(괘)의 모양에 나타나 있다. 下卦(하괘)인 乾卦(건괘)는 성질이 剛健(강건)하다. 上卦(상괘)인 坎卦(감괘)는 중앙에 陽爻(양효)가 있어, 안에 충실한 誠(성)의 德(덕)을 가진다. 坎卦(감괘)는 上下(상하)가 陰爻(음효)이고, 중앙에 陽爻(양효)이다. 이것으로 안이 충실하고, 성실한 것을 나타내고 있다. 陽(양)의 卦(괘)는 모두 좋은 쪽과 나쁜 쪽을 가지고 있다. 나쁜 쪽에서 보면 그것이 나아가기 힘든 困難(곤란)의 원인이 되고, 좋은 쪽에서 보면 困難(곤란)을 해결하는 길이 된다. 이것은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기질과 같아서 그것을 잘 쓰면 장점이 되고, 잘못 쓰면 단점이 되어, 장점이 곧 단점이 되고, 단점이 곧 장점이 되는 것과 같다.
需卦(수괘)는 剛健(강건)하고, 안에 충실한 誠(성)의 德(덕)을 가짐으로 비로소 기다릴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유약한 사람은 어려운 때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어, 조급하게 輕擧妄動(경거망동) 하게 된다. 기량이 크고 剛健(강건)한 德(덕)을 가지며, 안으로 충실한 誠(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가만히 시기를 기다리고 있지를 못한다. 즉 乾卦(건괘)의 剛健(강건)한 德(덕)과 坎卦(감괘)의 성실한 德(덕)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需卦(수괘)의 道(도)를 온전히 行(행)할 수 없다. 즉 需卦(수괘)에 처하는 길은 乾(건)의 剛健(강건)한 德(덕)과 坎(감)의 성실한 德(덕)을 가지고 있다.
剛健(강건)의 乾(건)은 乾卦(건괘) 大象傳(대상전)의 “天行健(천행건)”의 健(건)이다. 쉼 없이 일하고도 조금도 지칠 줄 모른다. 이것은 적극적인 乾(건)이다. 乾(건)에는 적극적인 乾(건)과 소극적인 乾(건)이 있다. 소극적인 乾(건)은 아무리 기다려도 지겨워하지 않고, 괴로워하지 않고 불평도 없는 것이다. 剛健(강건)의 德(덕)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사람은 소극적인 德(덕)을 갖출 수가 없다. 반대로 소극적인 乾(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적극적인 乾(건)의 德(덕)을 가질 수가 없다.
需卦(수괘)의 기다림은 剛健(강건)한 사람이 아니면 하지 못한다. 柔弱(유약)한 사람은 시기가 오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히 서둘다가 몸을 망치고, 집을 망치고, 나라를 망친 일이 많다. 이런 일은 需卦(수괘)의 德(덕), 즉 乾卦(건괘)의 剛健(강건)한 德(덕), 坎卦(감괘)의 誠實(성실)한 德(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것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음식물, 의복, 주택과 같은 물질적인 것도 있고, 사람을 기다리고, 시기를 기다리고, 또 자기 자신의 실력 향상을 기다리는 것들이 있다. 외부에서 오는 물질을 기다리고, 시기를 기다리는 사람을 기다리고, 또 자기 자신이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모두 乾卦(건괘)의 剛健(강건)한 德(덕)과 坎卦(감괘)의 誠實(성실)한 德(덕)으로 잘 처리가 된다.
기다리는 것은 크게 말하면 天地(천지)의 움직임으로부터 시작하여 인간 萬事(만사)가 모두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아침에는 저녁을 기다리고, 봄에는 가을을 기다리고, 젊어서는 늙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늙어서는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저 멍하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剛健(강건)한 행동과 성실한 마음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다린다. 人生(인생)은 항상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산다. 需卦(수괘)를 주로 해서 易(역)을 보면 天地萬物(천지만물)의 변화가 모두 需卦(수괘)의 변화로 볼 수 있다.
“需(수)는 有孚(유부)하야 光亨(원형)코 貞吉(정길)하니 利涉大川(이섭대천)하니라”, 孚(부)는 誠信(성신)이다. 性實(성실)한 德(덕)이 안에 충실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미쳐서 그 사람이 感應(감응)하는 것을 孚(부)라고 한다. 光(광)은 大(대)이다. 빛이 고루 비추는 것처럼 크게 盛(성)하는 것을 말한다. 貞吉(정길)은 바른 길을 굳게 지키고 있음으로 吉(길)하며 福(복)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험을 무릎 쓰고 큰 강을 건너도 좋지 않은 일이 없다.
需有孚(수유부)는 上卦(상괘)인 坎卦(감괘)를 주로 말한 것이다. 坎卦(감괘)는 중앙에 陽爻(양효)가 있어, 誠實(성실)한 德(덕)이 안에 꽉 차 있다는 것이 이 卦辭(괘사)의 중요한 점이다. 需卦(수괘)는 안에 충실한 誠(성)의 德(덕)이 있음으로 크게 성장한다. 그리고 바른 길을 굳게 지키고 있음으로 크게 吉(길)하다. 그러므로 위험한 큰 강을 건너가도 불리한 것이 없다. 이것은 모두 有孚(유부)에서 오는 德(덕)이다. 만약 안에 誠實(성실)한 德(덕)이 充滿(충만)하지 않으면 이러한 효과는 얻을 수가 없다. 草木(초목)의 종자도 안에 생명의 씨가 살아 있음으로 땅에 심어두면 싹이 나고 자라게 된다. 만약 씨가 죽었다면 아무리 기다려도 싹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안으로 誠實(성실)한 德(덕)이 있어야 때가 되면 크게 成長(성장)한다. 誠實(성실)한 德(덕)이 있어도, 剛健(강건)한 德(덕)으로 기다리지 않으면 誠實(성실)한 德(덕)이 자라지를 못한다. 이것은 씨를 뿌려두고, 싹이 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종종 흙을 파고 씨를 살펴보는 것과 같으니, 가만히 기다릴 수 있는 剛健(강건)한 德(덕)을 가져야 한다. 즉 坎卦(감괘)의 誠實(성실)한 德(덕)과 乾卦(건괘)의 剛健(강건)한 德(덕)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需卦(수괘)의 道(도), 기다리는 길이다.
䷄ 水天需
需(수)：有孚(유부)，光亨(광형)，貞吉(정길)。利涉大川(이섭대천)。
Xu:
Xu intimates that, with the sincerity which is declared in it, there will be brilliant success. With firmness there will be good fortune; and it will be advantageous to cross the great stre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