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좁으면 머리카락 한 올도 수레바퀴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채근담 후편 111~115
111. 草木纔零落,便露萌穎於根柢。
초목재영락, 변로맹영어근저.
時序雖凝寒,終回陽氣於飛灰。
시서수응한, 종회양기어비회.
肅殺之中,生生之意常爲之主,卽是可以見天地之心。
숙살지중, 생생지의상위지주, 즉시가이견천지지심.
초목은 시들어 떨어지면
곧 다시 뿌리 밑에 새싹이 트고,
계절은 비록 얼어붙는 추위라 해도
마침내 날아오는 재 속에 봄기운이 돌아온다.
만물을 죽이는 기운 가운데도
자라나게 하는 뜻이 늘 주가 되니,
가히 그로써 천지의 마음을 볼 수 있느니라.
112. 雨餘,觀山色,景象便覺新姸。
우여, 관산색, 경상변각신연.
夜靜,聽鐘聲,音響尤爲淸越。
야정, 청종성, 음향우위청월.
비 개인 뒤 산빛을 보면
경치가 문득 새로이 고움을 깨닫고,
밤이 고요할 때 종소리를 들으면
그 울림은 더욱 맑고도 높구나.
113. 登高,使人心曠。臨流,使人意遠。
등고, 사인심광, 임류, 사인의원.
讀書於雨雪之夜,使人神淸。舒嘯於丘阜之巓,使人興邁。
독서어우설지야, 사인신청. 서수어구부지전. 사인흥매.
높은 곳에 오르면
사람의 마음이 넓어지고
흐르는 물에 다다르면
사람의 뜻이 깊어지느니라.
눈비 오는 밤에 책을 읽으면
사람의 정신이 맑아지고
언덕 위에서 천천히 휘파람을 불면
사람의 흥취가 구매해지느니라.
114. 心曠,則萬鍾如瓦缶。
심광, 즉만종여와부.
心隘,則一髮似車輪。
심애, 즉일발사거륜.
마음이 넓으면
많은 재물도 기와 한조각 같고,
마음이 좁으면
머리칼 하나도
수레바퀴처럼 크게 느껴진다.
115. 無風月花柳,不成造化。無情欲嗜好,不成心體。
무풍월화류, 불성조화, 무정욕기호, 불성심체.
只以我轉物,不以物役我,則嗜欲莫非天機,塵情 卽是理境矣。
지이아전물, 불이물역아, 즉기욕막비천기, 진정 즉시리경의.
바람과 달과 꽃과 버들이 없으면
천지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정욕과 기호가 없으면
마음의 본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내가 주체가 되어
외물을 부리고 외물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면,
곧 정욕과 기호도
하늘의 기미 아님이 없고,
세속적인 정도
곧 진리의 경계가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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