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대종사 4장 생사를 넘는 마음의 자유를 노래하다.
子桑戶자상호, 孟子反맹자반, 子琴張자금장 세 사람이 서로 사귀면서 말했다.
“누가 서로 사귐이 없는 것을 서로 사귀는 것으로 여기며, 누가 서로 도와줌이 없는 것을 서로 도와주는 것으로 여길 수 있는가.
누가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 노닐어 한없이 넓은 세계에서 자유롭게 움직여 生을 잊고 끝나고 다하는 바가 없게 할 수 있는가.”
세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빙그레 웃으면서, 각자의 마음에 거스르는 바가 없게 되어 마침내 서로 벗이 되었다.
아무 일 없이 얼마 지난 뒤 子桑戶자상호가 죽어서 아직 장례를 치르지 않았는데, 孔子고자가가 그 소식을 듣고, 子貢자공으로 하여금 가서 葬事장사를 도와주게 하였다.
〈자공이 가 보니〉 한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나머지 한 사람은 거문고를 타면서 서로 화답하면서 노래했다.
“아! 桑戶상호여.
아! 桑戶상호여.
그대는 이미 참된 세계로 돌아갔는데 우리는 아직 사람으로 남아 있구나. 아!”
자공이 종종걸음으로 그들 앞에 나아가 말했다.
“감히 묻겠습니다.
屍身시신을 앞에 놓고 노래하는 것이 禮예입니까?”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 사람이 어찌 禮예의 본 뜻을 알겠는가?”
子貢자공이 돌아와 이 이야기를 孔子공자에게 아뢰면서 말했다.
“저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예법에 맞는 행동은 전혀 없고, 생사를 度外視도외시하여 시신을 앞에 두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얼굴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없으니 저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孔子공자가 말했다.
“저들은 예법의 테두리 밖에서 노니는 사람들이고 나는 예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테두리 밖과 안은 서로 관여하지 않는데 내가 너로 하여금 가서 弔問조문하게 하였으니, 나야말로 생각이 얕았다.
저들은 바야흐로 조물자와 벗이 되어 천지 사이에서 노닐고, 저들은 生생을 쓸데없이 붙어 있는 사마귀 정도로 생각하고, 죽음을 종기가 터지는 일 정도로 생각한다.
그 같은 사람들이 또 어찌 死生사생과 先後선후의 所在소재를 알려고 하겠는가.
다른 사물을 빌려 한 몸에 의탁하여 간과 담을 잊어버리며, 귀와 눈의 감각을 없애서 生생과 死사를 되풀이하여 그 끝을 알 수 없다.
무심히 티끌과 때에 오염된 세속 밖에서 이리저리 노닐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에 소요하니 저들이 또 어찌 번거롭게 세속의 예를 갖추어 衆人중인들의 귀와 눈에 보이게 하겠는가.”
자공이 말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어느 세계에 의지하시렵니까?”
공자가 말했다.
“나는 하늘로부터 刑戮형륙을 받아 세속세계에 묶여 버린 사람이다.
비록 그렇지만 나는 그대들과 그것을 함께 할 것이다.”
자공이 말했다.
“감히 그 방법을 여쭙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물고기는 함께 물에 나아가고 사람은 함께 道에 나아간다.
함께 물에 나아가는 경우에는 연못을 파 주면 넉넉히 기를 수 있고, 함께 도에 나아가는 경우에는 간섭하는 일이 없으면 삶이 안정된다.
그 때문에 ‘물고기는 강과 호수 속에서 서로를 잊고, 사람은 道術도술의 세계에서 서로 잊고 산다.’고 말하는 것이다.”
자공이 말했다.
“감히 畸人기인에 대해 여쭙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기인이란 세속 사람들과는 다르지만 하늘과는 비슷하다.
그 때문에 ‘하늘의 소인은 인간 세계의 군자이고 하늘의 군자는 인간 세계의 소인이다.’라고 말한다.”
子桑戶와 孟子反과 子琴張 三人이 相與友하야 (자상호 맹자반 자금장 삼인 상여우)
子桑戶(자상호), 孟子反(맹자반), 子琴張(자금장) 세 사람이 서로 사귀면서 말했다.
曰 孰能相與於無相與며 相爲於無相爲오 (왈 숙능상여어무상여 상위어무상위)
“누가 서로 사귐이 없는 것을 서로 사귀는 것으로 여기며, 누가 서로 도와줌이 없는 것을 서로 도와주는 것으로 여길 수 있는가.
孰能登天遊霧하야 撓挑無極하야 相忘以生하야 無所終窮고하야 (숙능등천유무 요도무극 상망이생 무소종궁)
누가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 노닐어 한없이 넓은 세계에서 자유롭게 움직여 生을 잊고 끝나고 다하는 바가 없게 할 수 있는가.”
三人이 相視而笑하야 莫逆於心할새 遂相與爲友러니 (삼인 상시이소 먹역어심 수상여위우)
세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빙그레 웃으면서, 각자의 마음에 거스르는 바가 없게 되어 마침내 서로 벗이 되었다.
莫然有閒코 而子桑戶 死하야 未葬이어늘 孔子聞之하고 使子貢으로 往侍事焉하니 (막연유간 이자상호 사 미장 공자문지 사자공 왕시사언)
아무 일 없이 얼마 지난 뒤 子桑戶가 죽어서 아직 장례를 치르지 않았는데, 孔子가 그 소식을 듣고, 子貢으로 하여금 가서 葬事(장사)를 도와주게 하였다.
或編曲하며 或鼓琴하야 相和而歌하야 (혹편곡 혹고금 상화이가)
〈자공이 가 보니〉 한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나머지 한 사람은 거문고를 타면서 서로 화답하면서 노래했다.
曰 嗟來桑戶乎여 (왈 차래상호호)
“아! 桑戶여.
嗟來桑戶乎여 (차래상호호)
아! 桑戶여.
而已反其眞이어늘 而我는 猶爲人猗라커늘 (이이반기진 이아 유위인의)
그대는 이미 참된 세계로 돌아갔는데 우리는 아직 사람으로 남아 있구나. 아!”
猗 불깐 개 의, 부드러울 아, 고분고분할 위 1.(불깐 개 의) 2. 불깐 개(거세한 개) 3.잔물결
子貢이 趨而進하야 曰 (자공 추이진)
자공이 종종걸음으로 그들 앞에 나아가 말했다.
敢問하노라 (감문)
“감히 묻겠습니다.
臨尸而歌 禮乎아 (임시이가 예호)
屍身(시신)을 앞에 놓고 노래하는 것이 禮입니까?”
臨 임할 림(임) 1. 임하다(臨--: 어떤 사태나 일에 직면하다) 2. 내려다보다 3.다스리다, 통치하다(統治--)
臨機應變 임기응변 그때그때 처한 뜻밖의 일을 재빨리 그 자리에서 알맞게 대처(對處)하는 일.
臨戰無退 임전무퇴 삼국(三國) 통일(統一)의 원동력이 된 화랑(花郞)의 세속오계(世俗五戒)의 하나. 싸움에 임하여 물러섬이 없음.
背山臨水 배산임수 지세(地勢)가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에 면하여 있음.
二人이 相視而笑하야 曰 (이인 상기이소 왈)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是는 惡知禮意리오 (시 오지예의)
“이 사람이 어찌 禮의 본 뜻을 알겠는가?”
子貢이 反하야 以告孔子하야 曰 (자공 반 이고공자 왈)
子貢이 돌아와 이 이야기를 孔子에게 아뢰면서 말했다.
彼는 何人者邪잇고 (피 하인자야)
“저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修行無有하고 而外其形骸하야 臨尸而歌하야 顔色이 不變하나니 (수행무유 이외기형해 임시이가 안색 불변)
예법에 맞는 행동은 전혀 없고, 생사를 度外視(도외시)하여 시신을 앞에 두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얼굴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無以命之로소니 彼는 何人者邪잇고 (무이명지 피 하인자야)
〈그래서〉 무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없으니 저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孔子曰 (공자왈)
孔子가 말했다.
彼는 遊方之外者也요 而丘는 遊方之內者也로라 (피 유방지외자야 이구 유방지내자야)
저들은 예법의 테두리 밖에서 노니는 사람들이고 나는 예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外內不相及이어늘 而丘使女往弔之호니 丘則陋矣어니따녀 (외내불상급 이구사여왕조지 구즉루의)
테두리 밖과 안은 서로 관여하지 않는데 내가 너로 하여금 가서 弔問(조문)하게 하였으니, 나야말로 생각이 얕았다.
陋 더러울 루(누) 1.더럽다, 천하다(賤--) 2.못생기다, 추하다(醜--) 3.(신분이)낮다
簞瓢陋巷 단표누항 「도시락과 표주박과 누추(陋醜)한 거리」라는 뜻으로, 소박(素朴)한 시골 생활(生活)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말.
孤陋寡聞 고루과문 하등(下等)의 식견(識見)도 재능(才能)도 없음.
彼方且與造物者로 爲人하야 而遊乎天地之一氣하야 彼以生으로 爲附贅縣疣하고 以死로 爲決𤴯潰癰하나니 (피방차여조물자 위인 이유호천지지일기 피이생 위부췌현우 이사 위결환궤옹)
저들은 바야흐로 조물자와 벗이 되어 천지 사이에서 노닐고, 저들은 生을 쓸데없이 붙어 있는 사마귀 정도로 생각하고, 죽음을 종기가 터지는 일 정도로 생각한다.
贅 혹 췌 1.혹(병적으로 불거져 나온 살덩어리) 2.군더더기 3. 데릴사위
贅言 췌언 쓸데없는 군더더기 말. 췌담(贅談). 췌론(贅論).
疣 혹 우 1.혹(병적으로 불거져 나온 살덩어리) 2.사마귀(피부에 납작하게 돋은 반질반질한 군살) 3.군더더기(쓸데없이 덧붙은 것)
𤴯 종기 환 1.종기(腫氣: 피부의 털구멍 따위로 화농성 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염증) 2.악창(惡瘡: 고치기 힘든 부스럼)
潰 무너질 궤 1.(무너질 궤) 2.무너지다 3.흩어지다
癰 악창 옹 1.악창(惡瘡: 고치기 힘든 부스럼) 2.헌데 3.종기(腫氣: 피부의 털구멍 따위로 화농성 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염증)
夫若然者는 又惡知死生先後之所在리오 (부약연자 우오지사생선후지소재)
그 같은 사람들이 또 어찌 死生과 先後의 所在(소재)를 알려고 하겠는가.
假於異物하야 託於同體하야 忘其肝膽하며 遺其耳目하야 反覆終始혼댄 不知端倪로다 (가어이물 탁어동체 망이간담 유기이목 반복종시 부지단예)
다른 사물을 빌려 한 몸에 의탁하여 간과 담을 잊어버리며, 귀와 눈의 감각을 없애서 生과 死를 되풀이하여 그 끝을 알 수 없다.
肝膽 간담 1.간과 쓸개. 2.속마음.
肝膽相照 간담상조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親密)히 사귐.
肝 간 간 1.간(肝), 간장(肝臟) 2.진심(眞心)
膽 쓸개 담 1.쓸개, 담 2.담력(膽力: 겁이 없고 용감한 기운) 3.마음
端倪 단예 1.(단(端)은 산꼭대기, 예(倪)는 물가의 뜻)맨 끝. 한이 없는 가. 아주 먼 끝. 2.일의 시초(始初)와 끝(본말). 3. (사물(事物)의 되어감을)헤아려서 앎. 추측(推測)하여 앎.
端 끝 단 1.(끝 단) 2.끝 3. 가, 한계(限界)
倪 어린이 예 1.어린이 2. 우리들 3.끝, 가, 가장자리
芒然彷徨乎塵垢之外하며 逍遙乎無爲之業이어니 彼又惡能憒憒然爲世俗之禮하야 以觀衆人之耳目哉리오 (망연방황호진구지외 소요호무위지업 피우오능궤궤연위세욕지예 이관중인지이목재)
무심히 티끌과 때에 오염된 세속 밖에서 이리저리 노닐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에 소요하니 저들이 또 어찌 번거롭게 세속의 예를 갖추어 衆人들의 귀와 눈에 보이게 하겠는가.”
彷徨 방황 1.방향(方向)이나 위치(位置)를 잘 몰라 이리저리 헤매는 것. 2.삶의 분명(分明)한 목표(目標)를 정(定)하지 못하고 마음의 갈등(葛藤)을 겪거나 갈팡질팡하는 것.
朝霧四塞失牛彷徨 조무사색 실우방황 아침 안개에 소 잃고 방황한다. 엉겁결에 저지른 한 번의 실수가 큰 낭패를 가져 온다는 뜻의 속담.
憒憒 궤궤 (→憒亂(궤란)) 마음이 어수선함.
憒 심란할 궤 1.심란하다(心亂--) 2. 마음이 어지럽다 3.(사리에)어둡다
彷 헤맬 방 1.헤매다, 거닐다 2.배회하다(徘徊--)
徨 헤맬 황 1.헤매다, 방황하다(彷徨--) 2.노닐다 3.배회하다(徘徊--)
子貢曰 (지공왈)
자공이 말했다.
然則夫子는 何方之依리잇고 (연즉부자 하방지의)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어느 세계에 의지하시렵니까?”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丘는 天之戮民也로라 (구 천지륙민야)
“나는 하늘로부터 刑戮(형륙)을 받아 세속세계에 묶여 버린 사람이다.
刑戮 형륙 죄지은 사람을 형벌(刑罰)에 따라 죽임.
刑 형벌 형 1.형벌(刑罰) 2.법(法)
戮 죽일 륙(육) 1. 죽이다 2.육시하다(戮屍--: 이미 죽은 사람의 시체에 다시 목을 베는 형벌을 가하다)
雖然이나 吾與汝共之호리라 (수연 오여여공지)
비록 그렇지만 나는 그대들과 그것을 함께 할 것이다.”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敢問其方하나이다 (감문기방)
“감히 그 방법을 여쭙습니다.”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魚相造乎水하고 人相造乎道하나니라 (어상조호수 인상조호도)
“물고기는 함께 물에 나아가고 사람은 함께 道에 나아간다.
相造乎水者는 穿池而養給하고 相造乎道者는 無事而生定하나니 (상조호수자 천지이양급 상조호도자 무사이생정)
함께 물에 나아가는 경우에는 연못을 파 주면 넉넉히 기를 수 있고, 함께 도에 나아가는 경우에는 간섭하는 일이 없으면 삶이 안정된다.
故曰 魚相忘乎江湖커든 人相忘乎道術이라하노라 (고왈 어상망호강호 인상망호도술)
그 때문에 ‘물고기는 강과 호수 속에서 서로를 잊고, 사람은 道術의 세계에서 서로 잊고 산다.’고 말하는 것이다.”
子貢曰 (자공왈)
자공이 말했다.
敢問畸人하노이다 (감문기인)
“감히 畸人(기인)에 대해 여쭙습니다.”
畸 뙈기밭 기/불구 기 1.뙈기밭(큰 토지에 딸린 조그마한 밭) 2.불구(不具) 3.병신(病身)
畸形 ( 奇型 ) 기형 1.(생물학(生物學)ㆍ생리학(生理學)) 동식물(動植物)에서, 정상(正常)의 형상(形象ㆍ形像)과는 다른 것. 2.보통(普通)과는 다른 모양(模樣). 또는 기묘(奇妙)한 모양(模樣).
畸人 기인 1.성질(性質)이나 행동(行動)이 보통(普通) 사람과는 다른 사람. 2.병신. 불구자(不具者).
曰 (왈)
공자가 말했다.
畸人者는 畸於人而侔於天하니 (기인자 기어인이모어천)
“기인이란 세속 사람들과는 다르지만 하늘과는 비슷하다.
侔 가지런할 모 1.가지런하다 2.힘쓰다
相侔 상모 수준이나 정도가 서로 어지간하게 같음.
故曰 天之小人은 人之君子요 人之君子는 天之小人也라하노라 (고왈 천지소인 인지군자 인지군자 천지소인야)
그 때문에 ‘하늘의 소인은 인간 세계의 군자이고 인간 세계의 군자는 하늘의 소인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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