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胠篋 거협 4장 지혜를 좋아함이 천하를 어지럽힌다. 

그대도 至德(지덕)이 유지되었던 시대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옛날 容成氏(용성씨)大庭氏(대정씨)伯皇氏(백황씨)中央氏(중앙씨)栗陸氏(율육씨)驪畜氏(려축씨)軒轅氏(헌원씨)赫胥氏(혁서씨)尊盧氏(존노씨)祝融氏(축융씨)伏犧氏(복희씨)神農氏(신농씨) 등 열두 명의 제왕이 천하를 다스렸던 시대가 있었다.

그 시대에는 백성들이 새끼줄을 묶어서 서로 뜻을 전달하면서 자기들이 먹는 음식을 달게 여겼으며 자기들이 입는 옷을 아름답게 여겼으며 자기들의 풍속을 즐거워했으며 자기들이 사는 집을 편안하게 여겼다.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다 보이고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였는데도 백성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오가지 않았으니 이 시대야말로 지극히 잘 다스려진 시대였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마침내 백성들로 하여금 목을 길게 빼고 발뒤꿈치를 들고서 어디 어디에 賢者(현자)가 있다.”고 해서 식량을 짊어지고 달려가게 함에 이르렀다.

그렇게 해서 결국 안으로는 어버이를 버리고 밖으로는 군주에 대한 의무를 내던져 발자취가 다른 제후국의 영토까지 미치고 수레바퀴 자국이 천 리 밖에까지 연결되게 되었으니 이것은 윗사람이 지혜를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에 비롯된 과실이다.

윗사람이 참으로 지혜를 좋아하고 도를 무시하게 되면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다.

어떻게 그러함을 알 수 있는가.

무릇 활과 쇠뇌, 새그물과 주살 따위의 도구를 이용하는 지혜가 많아지면 새들은 하늘에서 어지러움에 빠지고, 낚싯바늘과 미끼, 크고 작은 그물, 삼태그물과 통발 따위를 이용하는 지혜가 많아지면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어지러움에 빠지고, 木柵(목책)과 새잡는 그물, 토끼그물, 짐승잡는 그물 따위의 도구가 많아지면 짐승들이 늪에서 어지러움에 빠지고, 남을 속이는 못된 지혜, 매끄러운 말재주와 堅白論(견백논) 따위의 그릇된 언변과 同異(동이)의 궤변이 많아지면 세속의 사람들이 이 같은 말다툼으로 인해 어지러움에 빠진다.

그 때문에 천하가 캄캄해져 크게 어지러워지는 것은 그 죄가 지혜를 좋아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천하 사람들이 모두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알려고만 하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추구할 줄 모르며, 모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비난할 줄만 알고 이미 좋다고 생각한 것을 그르다고 할 줄은 모른다.

그 때문에 세상이 크게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로는 해와 달의 밝음에 어긋나고, 아래로는 산천의 精氣(정기)를 태워 버리고, 중간에서는 사계절의 자연스런 운행을 파괴하여 땅 위를 꿈틀거리는 벌레와 나비나 벌 같은 작은 곤충까지도 모두 그 자연스런 본성을 잃고 만다.

심하구나.

지혜를 좋아함이 천하를 어지럽힘이여.

(), (), () 삼대 이하의 세상이 바로 이런 시대에 해당한다.

저 소박한 민중들을 버리고 곰상스러운 말재간꾼이나 좋아하며, 편안하고 담백하며 작위가 없는 무위를 버리고 어지러이 말재주를 부리는 인위적 욕망을 좋아하니 말이 많아지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

 

()獨不知至德之世乎(독불지지덕지세호)

昔者容成氏(석자용성씨)大庭氏(대정씨)伯皇氏(백황씨)中央氏(중앙씨)栗陸氏(율육씨)驪畜氏(려축씨)軒轅氏(헌원씨)赫胥氏(혁서씨)尊盧氏(존노씨)祝融氏(축융씨)伏犧氏(복희씨)神農氏(신농씨)왜니라(와이니라)

當是時也(당시시야)하야 ()結繩而用之(결승이용지)하야(하면서) 甘其食(감기식)하며 美其服(미기복)하며 樂其俗(낙기속)하며 安其居(안기거)

隣國(인국)相望(상망)하며 鷄狗之音(계구지음)相聞(상문)호대 ()至老死(지노사)하도록 而不相往來(이불상왕래)하더니 若此之時(약차지시)則至治已(칙지치이)러니라

()遂至使民(수지사민)으로 延頸擧踵(연경거종)하야 曰某所(왈모소)有賢者(유현자)라하야 贏糧而趣之(영량이취지)하니

則內棄其親(칙내기기친)하며 而外去其主之事(이외거기주지사)하고 足跡(족적)接乎諸侯之境(접호제후지경)하며 車軌(거궤) 結乎千里之外(결호천리지외)하나니 則是上(칙시상)好知之過也(호지지과야)니라

()誠好知而無道(성호지이무도)하면 則天下(칙천하) 大亂矣(대난의)리라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夫弓弩畢弋機變之知(부궁노필익기변지지) 多則鳥(다칙조) 亂於上矣(난어상의)鉤餌罔罟罾笱之知(구이망고증구지지) 多則魚(다칙어) 亂於水矣(난어수의)削格羅落罝罘之知(삭격라낙저부지지) 多則獸(다칙수) 亂於澤矣(난어택의)知詐漸毒(지사점독)頡滑堅白(힐골견백)解垢同異之變(해구동이지변)多則俗(다칙속)惑於辯矣(혹어변의)

()天下每每大亂(천하매매대난)홈이 罪在於好知(죄재어호지)하니라

()天下(천하) 皆知求其所不知(개지구기소불지)하고 而莫知求其所已知者(이막지구기소이지자)하며 皆知非其所不善(개지비기소불선)하고 而莫知非其所已善者(이막지비기소이선자)

是以(시이)大亂(대난)이니라

()上悖日月之明(상패일월지명)하며 下爍山川之精(하삭산천지정)하며 中墮四時之施(중타사시지시)하야 惴耎之蟲(췌연지충)肖翹之物(초교지물)莫不失其性(막불실기성)하나니

甚矣夫(심의부)

好知之亂天下也(호지지난천하야)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是已(시이)

舍夫種種之民(사부종종지민)하고 而悅夫役役之佞(이열부역역지녕)하며 釋夫恬淡無爲(석부념담무위)하고 而悅夫啍啍之意(이열부톤톤지의)하나니 啍啍已(톤톤이)亂天下矣(난천하의)니라

 

Posted by 최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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