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재유 2장 붙들어 둘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崔瞿(최구)가 老聃(노담)에게 물었다.
“천하를 다스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람들을 착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노담이 대답했다.
“그대는 삼가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지 마라.
사람의 마음은 남을 밀쳐 내리고 자신을 올리려고 하는데 위에 있는 자와 아래에 있는 자가 서로 죽이려 하여 나긋나긋하게 하면서 강한 것을 부드럽게 하며 모질게 해쳐서 새기고 쪼아 대니 그 뜨거움은 타오르는 불길 같고 차가움은 얼어붙은 얼음 같고 빠르기는 고개를 숙였다 드는 순간에 온 세상을 두 바퀴나 돌 정도이고 가만히 있을 때에는 깊은 물처럼 고요하고 움직일 때에는 어느덧 하늘에 걸린다.
이처럼 제멋대로 내달려서 붙들어 둘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옛날 黃帝(황제)가 처음 仁義(인의)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댔으니 堯(요)와 舜(순)이 이 때문에 다리의 털이 없어질 정도로 부지런히 일해서 천하 사람들의 몸을 기르고 온몸을 수고롭게 하면서 인의를 행하고, 혈기를 괴롭히면서 법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다 감당하지 못해서 堯(요)가 결국 讙兜(환두)를 崇山(숭산)으로 추방하고 三苗(삼묘)를 三峗(삼위)에 몰아내고 共工(공공)을 幽都(유도)로 유배 보냈으니 이는 천하를 감당하지 못해서이다.
이윽고 삼왕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크게 놀라게 되었으니 아래로는 桀(걸)과 盜跖(도척) 같은 대악당이 나타나고 위로는 曾參(증삼)이나 史鰌(사추) 같은 큰 인물이 나오게 되어,
儒家(유가)와 墨家(묵가)가 모두 일어나 이들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가 서로 의심하며 어리석은 이와 지혜로운 이가 서로 속이며 착한 이와 악한 이가 서로 비난하며 거짓된 자와 신의를 중시하는 자가 서로 비웃어 천하가 쇠퇴하게 되었다.
玄同(현동)의 大德(대덕)이 해체되고 타고난 性命(성명)이 어지러워지고 천하 사람들이 지식을 좋아하고 욕심을 끝까지 부리게 되었다.
이에 이르러 자귀나 톱으로 자르는 형벌이 가해지고 새끼줄이나 밧줄로 묶어 죽이고, 몽치나 끌로 사람을 결딴내게 되어,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졌으니 이 죄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데에 있다.
그 때문에 현자들은 높은 산이나 험준한 바위 아래 숨어 살게 되고 한편 萬乘(만승) 大國(대국)의 군주는 조정의 권좌 위에서 근심 속에 두려워 떨게 되었다.
지금의 세상에서는 사형당해 죽은 사람들의 시신이 서로 베개를 베고 누워 있고, 차꼬를 차고 칼을 쓴 죄수들이 서로 밀칠 정도로 바글거리고, 刑戮(형륙)을 당한 자들이 서로 마주 볼 정도로 많은데 유가와 묵가의 선생이란 자들은 차꼬와 수갑을 찬 죄인들 사이에서 뛰어다니며 팔을 걷어붙이며 뽐내고 있으니 아!
심하구나!
그들이 부끄럼 없이 수치를 모름이 심하다.
나는 聖(성)과 知(지)가 차꼬나 목에 씌우는 칼 따위의 쐐기가 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 못하겠고, 인의가 桎梏(질곡)을 채우는 자물쇠가 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 못하겠으니 어찌 증삼이나 사추가 桀(걸)이나 盜跖(도척)의 嚆矢(효시)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그 때문에 성과 지를 끊어 버려야 천하가 크게 다스려질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崔瞿(최구) 問於老聃(문어노담)하야
曰(왈) 不治天下(불치천하)면 安藏人心(안장인심)이리오
老聃曰(노담왈)
女(녀) 愼(신)하야 無攖人心(무영인심)하라
人心(인심)은 排下而進上(배하이진상)하나니 上下(상하) 囚殺(수살)하며 淖約柔乎剛彊(뇨약유호강강)하며 廉劌彫琢(렴귀조탁)하며 其熱(기열)이 焦火(초화)며 其寒(기한)이 凝氷(응빙)이며 其疾(기질)이 俛仰之間(면앙지간)에 而再撫四海之外(이재무사해지외)하며 其居也(기거야)에 淵而靜(연이정)하고 其動也(기동야)에 縣而天(현이천)이라
僨驕而不可係者(분교이부가계자) 其唯人心乎(기유인심호)인저
昔者(석자)에 黃帝(황제) 始以仁義(시이인의)로 攖人之心(영인지심)하니 堯舜(요순)이 於是乎(어시호)에 股無胈(고무발) 脛無毛(경무모)하야 以養天下之形(이양천하지형)하며 愁其五藏(수기오장)하야 以爲仁義(이위인의)하며 矜其血氣(긍기혈기)하야 以規法度(이규법도)하나
然(연)이나 猶有不勝也(유유부승야)하야 堯於是(요어시)에 放讙兜於崇山(방환두어숭산)하며 投三苗於三峗(투삼묘어삼위)하며 流共工於幽都(류공공어유도)하니 此(차)는 不勝天下也(부승천하야)니라
夫施及三王(부시급삼왕)하야는 而天下(이천하) 大駭矣(대해의)니 下有桀跖(하유걸척)하고 上有曾史(상유증사)커늘
而儒墨(이유묵)이 畢起(필기)하야. 於是乎(어시호)에 喜怒相疑(희노상의)하며 愚知相欺(우지상기)하며 善否相非(선부상비)하며 誕信相譏(탄신상기)라 而天下衰矣(이천하쇠의)니
大德(대덕)이 不同(부동) 而性命(이성명)이 爛漫矣(난만의)며 天下(천하) 好知(호지) 而百姓(이백성)이 求竭矣(구갈의)니라
於是乎(어시호)에 釿鋸(근거)로 制焉(제언)하며 繩墨(승묵)으로 殺焉(살언)하며 椎鑿(추착)으로 決焉(결언)한대 天下(천하) 脊脊(척척) 大亂(대난)하니 罪在攖人心(죄재영인심)이니라
故(고)로 賢者(현자)는 伏處大山嵁巖之下(복처대산감암지하)어든 而萬乘之君(이만승지군)은 憂慄乎廟堂之上(우률호묘당지상)하나니라
今世(금세)에 殊死者(수사자) 相枕也(상침야)하며 桁楊者(항양자) 相推也(상추야)하며 刑戮者(형륙자) 相望也(상망야)어늘 而儒墨(이유묵)이 乃始離跂攘臂乎桎梏之間(내시리기양비호질곡지간)하나니 意(의)라
甚矣哉(심의재)라
其無愧而不知恥也(기무괴이부지치야) 甚矣(심의)라
吾(오) 未知聖知之不爲桁楊(미지성지지부위항양)의 椄槢也(접습야)며 仁義之不爲桎梏(인의지부위질곡)의 鑿枘也(착예야)로니 焉知曾史之不爲桀跖(언지증사지부위걸척)의 嚆矢也(효시야)리오
故(고)로 曰(왈) 絶聖棄知(절성기지)하야사 而天下(이천하) 大治(대치)라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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