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짧은 것은 한 생각 때문이다. 채근담 후편 16~20
016. 從冷視熱,然後知熱處之奔走無益。
조랭시열, 연후지열처지분주무익
從冗入閑,然後覺閑中之滋味最長。
종용입한, 연후각한중지자미최장.
냉정한 마음으로 열광했던 때를 바라본 다음에야
그 열광의 분주함이 무익한 것임을 알게 되고,
번거로움에서 한가함으로 들어가 본 후에야
한가한 재미가 가장 유장한 것임을 깨닫게 되느니라.
017. 有浮雲富貴之風,而不必嚴棲穴處。
유부운부기지풍, 이불필암서혈처.
無膏肓泉石之癖,而常自醉酒耽詩。
무고황천석지벽, 이상자취주탐시.
부귀를 뜬구름처럼 보는 기풍이 있다 해서
반드시 바위굴에서 살 필요는 없고,
자연을 사랑함에 고질(痼疾)병은 없다해도
언제나 스스로 술에 즐기고 시를 좋아한다.
018. 競逐,聽人而不嫌盡醉。恬淡,適己而不誇獨醒。
경축, 청인이불렴진취, 염담, 적기이불과독성.
此釋氏所謂不爲法纏,不爲空纏,身心兩自在者。
차석씨소위, ‘불위법전, 불위공전, 신심양자재’ 자.
명리를 다툼은 남들에게 맡기되
모두가 취하여도 미워하지 말고,
고요하고 담박함은 내가 즐기되
홀로 깨어 있음을 자랑하지 말라.
이것은 부처의 이른바 ‘법에도 얽매이지 않고 공에도 얽매이지 않음’이니,
몸과 마음이 모두 자유로울지니라.
019. 延促由於一念,寬窄係之寸心。
연촉유어일념, 관착계지촌심.
故機閑者,一日遙於千古,意廣者,斗室寬若兩間。
고기한자, 일일요어천고, 의광자, 두실관약량간.
길고 짧은 것은 한 생각에 말미암고,
넓고 좁음은 한 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로운 사람은 하루가 천 년 보다 길고,
뜻이 넓은 사람은
좁은 방이 천지간보다 넓으니라.
020. 損之又損,栽花種竹,儘交還烏有先生。
손지우손, 재화종죽, 진교환오유선생.
忘無可忘,焚香煮茗,總不問白衣童子。
망무가망, 분향자명, 총불문백의동자.
물욕을 덜고 또 덜어서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니
그야말로 오유선생(烏有先生)이 되어 가고,
세사를 잊고 또 잊어 향을 피우고 차를 달이니
도대체 백의동자를 물을 것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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