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곧 세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있으니 도피할 필요 없다. 홍자성 채근담 후편 41~45
041. 出世之道,卽在涉世中。不必絶人以逃世。
출세지도, 즉재섭재중. 불필절인이도세.
了心之功,卽在盡心內。不必絶欲以灰心。
요심지공, 즉재진심내, 불필절욕이회심.
속세를 벗어나는 길은
곧 세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있으니
반드시 사람과 절교하는 세상을 도피해야 할 필요는 없고,
마음을 깨닫는 공부는
곧 마음을 다하는 속에 있으니
반드시 물욕을 끊어서 마음을 싸늘한 재처럼 할 필요는 없느니라.
042. 此身常放在閒處,榮辱得失,誰能羞遣我?
차신상방재한처, 영욕득실, 수능수견아.
此心常安在靜中,是非利害,誰能瞞眛我?
차심상안재정중, 시지이해, 수능만매아.
이 몸을 언제나 한가한 곳에 놓아둔다면
영욕과 득실, 그 어느 것이 나를 그릇되게 할 것이랴.
이 마음을 언제나 조용한 가운데 안정시킨다면
시비와 이해, 그 어느 것이 능히 나를 속일 수 있으라?
.
043. 竹籬下,忽聞犬吠鷄鳴,恍似雲中世界。
죽리하, 홀문견폐계명, 황사운중세계.
芸窓中,雅聽蟬吟鴉噪,方知靜裡乾坤。
운칭중, 아청선음아조, 방지정리건곤.
대나무 울타리 아래에 홀연히 개 짖고 닭 우는 소리 들리니,
황홀하기 마치 구름 속 세계와 같고,
서재 안에 운치 있는 매미 소리와 까마귀 우짖는 소리 들리니,
바야흐로 고요한 속의 천지를 알겠구나.
044. 我不希榮,何憂乎利祿之香餌。
아불희영, 하우호리록지향이.
我不競進,何畏乎仕官之危機。
아불경진, 하외호사관지위기.
내가 영화를 바라지 않으니
어찌 이록(利祿)의 향기로운 미끼를 근심하며,
내가 승진을 다투지 않으니
어찌 벼슬살이의 위험을 두려워하겠는가.
045. 徜徉於山林泉石之間,而塵心漸息。
상양어산림천석지간, 이진심점식.
夷猶於詩書圖畵之內,而俗氣潛消。
이유어시서도화지내, 이속기점소.
故君子雖不玩物喪志,亦常借境調心。
고군자수불완물상지, 역상차경조심.
산림과 천석(泉石) 사이를 이리저리 거니노라면
세속의 먼지는 어느덧 사라지고,
시서와 그림 속에 한가히 노니노라면
속된 기운은 슬며시 없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도락(道樂)에 빠져 뜻을 잃지 않을뿐더러
또한 항상 우아한 경지를 빌어 마음을 고르느니라.
'채근담후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욕심으로 인한 출렁거림은 찬 연못도 끓게한다. 홍자성채근담 후편 51~55 (0) | 2019.09.02 |
---|---|
마음이 흔들리면 막대 그림자도 뱀으로 보인다. 홍자성채근담 후편 46~50 (0) | 2019.09.01 |
마음이 매임이나 집착이 있으면 극락도 고해가 된다. 홍자성 채근담 36~40 (0) | 2019.08.31 |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있다. 홍자성 채근담 31~35 (0) | 2019.08.31 |
바쁠 때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려면 한가 할 때에 공부해야 한다. 홍자성 채근담 후편 26~30 (0) | 2019.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