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있다. 홍자성 채근담 31~35



031. 矜名不若逃名趣

긍명, 불약도명취.

 

練事何如省事閒

연사, 하여성사한.

 

이름을 자랑하는 것이 

어찌 이름을 피하는 기취(氣趣) 가짐만 하겠으며

일에 익숙한 것이 

어찌 일을 줄여서 한가함만 하겠는가.

 

 

032. 嗜寂者觀白雲幽石而通玄

기적자, 관백운유석이통현.

 

趨榮者見淸歌妙舞而忘倦

추영자, 견청가묘무이망권.

 

唯自得之士無喧寂無榮枯無往非自適之天

유자득지사, 무훤적, 무영고, 무왕비자적지천.

 

고요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구름이나 그윽한 바위를 보고도 현묘한 진리를 깨닫고

영화를 좇는 사람은 

맑은 노래와 아름다운 춤을 보며 싫증을 모른다

오직 스스로 깨달은 선비만이 

시끄러움도 고요함도 없고 영화로움도 없으니

가는 곳마다 자기 마음에 맞는 즐거운 세상 아닌 곳이 없으리라.

 

 

033. 孤雲出岫去留一無所係

고운출수, 거류일무소계.

 

郞鏡懸空靜躁兩不相干

낭경현공, 정조량불상간.

 

외로운 구름이 산골짜기에서 피어오르게 하고

머무름에 조금도 매임이 없고

밝은 달이 하늘에 걸리매 

고요하고 시끄러움을 모두 상관하지 않네.

 

 

034. 悠長之趣不得於醲釅而得於啜菽飮水

유장지취, 부득어농엄, 이득어철숙음수.

 

惆悵之懷不生於枯寂而生於品竹調絲

추창지회, 불생어고적, 이생어품죽조사.

 

固知濃處味常短, 淡中趣獨眞也

고지농처미상단, 담중취독진야.

 

유장한 맛은 진하고 맛있는 술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콩을 씹고 물을 마시는 데서 얻어지며

그리워하는 마음은 메마르고 적막한 곳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피리 불고 거문고 타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참으로 짙은맛은 

언제나 짧으며 담백한 취미만이 홀로 진실함을 알겠도다.

 

 

035. 禪宗曰,󰡔饑來喫飯, 倦來眠󰡕,

선종왈, 기래끽반, 권래면,

 

詩旨曰,󰡔眼前景致口頭語󰡕。

시지왈, 안전경치구두어,

 

蓋極高寓於極平至難出於至易

개극고우어극평, 지난출어지이,

 

有意者反遠無心者自近也

유의자반원, 무심자자근야.

 

선종에서 말하기를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하고

시지에서 말하기를 눈앞의 경치를 보통의 말로 표현한다 한다

대개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있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 데서 나오는 것이니

뜻이 있으면 도리어 멀어지고

마음이 없으면 저절로 가까와지느니라.



Posted by 최 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