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매임이나 집착이 있으면 극락도 고해가 된다. 홍자성 채근담 36~40




036. 水流而境無聲得處喧見寂之趣

수류이경무성, 득처훤견적지취.

 

山高而雲不碍悟出有入無之機

산고이운부애, 오출유입무지기.

 

물은 홀로 언저리에는 소리가 없으니 

시끄러운 곳에서 고요한 멋을 얻을 것이며

산은 높아도 구름이 걸리지 않으니 

유에서 나와 무로 들어가는 기미를 깨닫게 되리라.

 

 

037. 山林是勝地一營戀便成市朝

산림시승지. 일영련, 변성시조.

 

書畵是雅事一貪痴便成商賈

서화시아사, 일탐치, 변성상고.

 

蓋心無染著欲界是仙都心有係戀樂境成苦海矣

개심무염착, 욕계시선도, 심유계련, 낙경성고해의.

 

산림은 아름다운 곳이나 

집착하면 시장판이 되고 

서화는 우아한 일이나 

탐내면 문득 장사꾼이 되고 만다

대개 마음에 물들거나 집착이 없으면

속세도 신선 세계요

마음에 매임이나 집착이 있으면 

극락도 고해가 되리라.

 

 

038. 時當喧雜則平日所記憶者皆漫然忘去

시당원잡, 즉평일소기억자개만연망거.

 

境在淸寧則夙昔所遺忘者又恍爾現前

경재청녕, 즉숙석소유망자우황이현전.

 

可見靜躁稍分, 昏明頓異也

가견정조초분, 혼명돈이야.

 

시끄럽고 번잡한 때를 당하면 

평소에 기억하던 것도 모두 멍하니 잊어버리고

맑고 편안한 경지에 있으면 

지난날에 잊어버렸던 것도 또한 뚜렷이 앞에 나타난다

가히 조용함과 시끄러움이 조금만 엇갈려도 

마음의 어둡고 밝음이 뚜렷이 달라짐을 있으리라.

 

 

039. 蘆花被下臥雪眠雲保全得一窩夜氣

노화피하, 와설면운, 보전득일와야기.

 

竹葉杯中吟風弄月躱離了萬丈紅塵

죽엽배중, 음풍농월, 신잡료만장홍진.

 

찔레꽃 이불 덮고 

눈밭에 누워 구름 속에 잠들면 

가득한 밤기운

댓잎 술잔 속에 바람을 읊조리고 

달을 희롱하노라면 

속세의 만장 붉은 티끌 떨쳐지리라.

 

040. 袞冕行中著一藜杖的山人便增一段高風

곤면행중, 착일여방적산인, 변증일단고풍.

 

漁樵路上著一袞衣的朝士轉添許多俗氣

어초로상, 착일곤의적조사, 전첨허다속기.

 

固知濃不勝淡, 俗不如雅也

고지농불승담, 속불여아야.

 

높은 벼슬아치들의 행렬 가운데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산인 사람 섞여 있으면 

문득 한결 높은 풍도가 더해진다

허나 고기잡이와 나무꾼이 다니는 위에 

관복 입은 벼슬아치가 사람 섞여 있으면 

도리어 수많은 속된 기운을 더할 뿐이다

이에 진실로 짙은 것은 옅은 것만 못하고 

속된 것은 우아한 것만 못함을 알겠구나.



 

 

Posted by 최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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