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흔들리면 막대 그림자도 뱀으로 보인다. 홍자성채근담 후편 46~50
046. 春日氣象繁華,令人心神駘蕩,
춘일기상번화, 영인심신태탕.
不若秋日雲白風淸, 蘭芳桂馥, 水天一色, 上下空明,
불약추일운백풍청, 난방계복, 수천일색, 상하공명.
使人神骨俱淸也。
사인신골구청야.
봄날의 기상의 번성과 화려함은
사람의 심신을 화창하게 한다.
하지만 가을날, 구름 희고 바람 맑으며,
난초는 꽃답고 계수나무 향기로우며,
물과 하늘이 한빛으로 푸르고
천지에 달이 환히 밝아서 사람의 심신을 함께 맑게 해주는 것만 하랴!
047. 一字不識,而有詩意者,得詩家眞趣。
일자불식, 이유시의자, 득시가진취.
一偈不參,而有禪味者,悟禪敎玄機。
일게불참, 이유선미자, 오선교현기.
글자 하나 모를지라도
시적 정서를 지닌 사람은
시인의 참된 멋을 터득하고,
게송(偈頌) 한 구절 외우지 못하더라도
선의 묘미를 지닌 사람은
참선의 가르침의 오묘한 이치를 깨닫는다.
048. 機動的, 弓影疑爲蛇蝎,寢石視爲伏虎,此中渾是殺氣。
기동적, 궁영의위사갈, 침석시위복호, 차중혼시살기.
念息的,石虎可作海鷗,蛙聲可當鼓吹,觸處俱見眞機。
염식적, 석호가작해구, 와성가당고취, 촉처구견진기.
마음이 흔들리면 활 그림자도 뱀으로 보이고
쓰러진 돌도 엎드린 호랑이로 보이니,
이 속에는 모두 살기뿐이다.
생각이 가라앉으면 석호도 바다갈매기처럼 되고
개구리 소리도 음악으로 들리니,
가는 곳마다 모두 참된 작용을 보게 되리라.
049. 身如不繫之舟,一任流行坎止。
신여불계지주, 일임류행감지.
心似旣灰之木,何妨刀割香塗。
심사기회지목, 하방도할향도.
몸은 매어 두지 않은 배와 같으니
흘러가든 멈추든 완전히 내맡길 일이요,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와 같으니
칼로 자르든 향을 칠하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050. 人情,聽鶯啼則喜,聞蛙鳴則厭,
인정, 청앵제즉희, 문와명즉염.
見花則思培之,遇草則欲去之。但是以形氣用事。
견화즉사배지, 우초즉욕거지, 단시이형기용사.
若以性天視之,何者非自鳴其天機, 非自暢其生意也?
약이성천시지, 하자비자명기천기, 비자창기생의야
사람의 정이란
꾀꼬리 소리를 들으면 기뻐하고
개구리 울음을 들으면 싫어하며,
꽃을 보면 이를 가꾸려 생각하고
잡초를 만나면 이를 제거하고자 하니,
이것은 다만 형체와 기질로써 사물을 보기 때문이다.
만약 천성의 본바탕으로 이를 본다면
그 무엇이 스스로 천기를 울림이 아니며,
스스로 자라나는 뜻을 펴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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