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항복받기 어렵고 또한 채우기도 어렵다. 홍자성 채근담 후편 61~65
061. 簾櫳高敞,看靑山綠水呑吐雲煙,識乾坤之自在。
염롱고창, 간청산록수탄토운연, 신건곤지자재.
竹樹扶疎,任乳燕鳴鳩送迎時序,知物我之兩忘。
죽수부소, 임유연명구송영시서, 지물아지량망.
발을 높이 걸고 창문에 기대어
청산 녹수가 구름과 안개를 머금고 토하는 것을 보노라면
천지의 자재(自在)함을 알 수 있고,
대나무와 수풀 우거진 곳에 새끼 친 제비와 우는 산비둘기가
시절을 보내고 맞이하는 것을 보노라면
외물과 내가 모두 잊혀짐을 알게 되리라.
062. 知成之必敗,則求成之心,不必太堅。
지성지필패, 즉구성지심, 불필태견.
知生之必死,則保生之道,不必過勞。
지생지필사, 즉보생지도, 불필과로.
이루어진 것은 반드시 무너지게 됨을 알면
이루려 하는 마음이 반드시 지나치게 굳지는 않을 것이고,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
곧 삶을 보전하려는 길에 지나치게 애쓰지는 않게 되리라.
063. 古德云,竹影掃階塵不動,月輪穿沼水無痕。
고덕운, 죽영소계진부동, 월륜천소수무흔.
吾儒云,水流任急,境常靜,花落雖頻,意自閒。
오유운, 수류임급, 경상정, 화락수빈, 의자한.
人常持此意,以應事接物,身心何等自在?
인상지차의, 이응사접물, 신심하등자재.
옛 고승이 이르기를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가 일지 않고,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는 흔적이 없다‘고 했고,
옛 선비가 이르기를 ’흐르는 물이 급하여도
그 언저리는 늘 조용하고,
꽃이 비록 자주 떨어져도 마음은 스스로 한가롭다‘고 하였으니,
사람이 언제나 이러한 뜻을 가지고서 사물을 대한다면
몸과 마음이 어찌 자유롭지 않으리.
064. 林間松韻, 石上泉聲,靜裡聽來,識天地自然鳴佩。
임간송운, 석상천성, 정리청래, 식천지자연명패.
草際烟光, 水心雲影,閒中觀去,見乾坤最上文章。
초제연광, 수심운영, 한중관거, 견건곤최상문장.
숲 사이 솔바람 소리,
바윗돌 위 샘물 소리를 고요한 속에서 듣노라면
천지의 자연스러운 움악임을 알 수 있고,
초원의 안개 빛,
물 속의 구름 그림자를 한가한 가운데 바라보노라면
천지의 제일가는 문장임을 알 수 있도다.
065. 眼看西晉之荊榛,猶矜白刃。身屬北邙之狐兎,尙惜黃金。
안간서진지형진, 유긍백인. 신속북망지호토, 상석황금.
語云,猛獸易伏,人心難降。谿壑易滿,人心難滿 信哉!
어운, 맹수이복, 인심난항, 계학이만, 인심난만, 신재.
눈으로 서진의 가시밭을 보면서도
오히려 날카로운 칼날을 자랑하고,
몸은 북망산의 여우와 토끼 차지인데도
오히려 황금을 아낀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나운 짐승은 쉽게 굴복시킬 수 있으되
사람의 마음은 항복받기가 어렵고,
산골짜기는 쉽게 메울 수 있으되
사람의 마음은 채우기가 어렵다’고 하였으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채근담후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잘못이 벌떼처럼 일어나도 냉정한 마음은 풀무가 쇠를 녹이는 것과 같다. 채근담후편 71~75 (0) | 2019.09.04 |
---|---|
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물을 잊고 새는 바람을 모른다. 채근담후편 66~70 (0) | 2019.09.03 |
자신을 참된 것으로 알면 온갖 번뇌가 일어난다. 홍자성 채근담 후편 56~60 (0) | 2019.09.02 |
마음의 욕심으로 인한 출렁거림은 찬 연못도 끓게한다. 홍자성채근담 후편 51~55 (0) | 2019.09.02 |
마음이 흔들리면 막대 그림자도 뱀으로 보인다. 홍자성채근담 후편 46~50 (0) | 2019.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