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덕충부 3하늘은 덮어주지 아니함이 없으며, 땅은 실어주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載 천무부복 지무부재

天無不覆 地無不載

조나라에 절름발이인 叔山無趾숙산무지란 사람이 있었는데 仲尼중니를 찾아와 뵈었다.

중니가 말했다.

그대는 이전에 행동을 삼가지 않아 이미 죄를 범해서 이 지경이 되었으니, 비록 지금 나에게 와서 배운들 어찌 미칠 수 있겠는가.”

叔山無趾숙산무지가 말했다.

나는 다만 세상의 일에 힘쓸 줄 몰라 내 몸을 함부로 하였으니 내가 이 때문에 발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허나 지금 내가 온 것은 아직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니 내가 이 때문에 그것을 보존하려고 애씁니다.

하늘은 덮어주지 아니함이 없으며, 땅은 실어주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나는 선생님을 하늘과 땅이라고 여겼는데 어찌 선생님이 이 같을 줄 알았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제가 생각이 얕았습니다.

선생께서는 들어오십시오.

청컨대 제가 들은 것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숙산무지가 나가고 나자 공자가 말했다.

제자들은 힘쓸지어다.

숙산무지는 절름발이인데도 오히려 배움에 힘을 써서 다시 이전에 저지른 과오를 보완하려 하는데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이겠는가.”

숙산무지가 老耼노담에게 말했다.

孔丘공구는 至人지인의 경지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그는 어찌하여 자꾸만 선생에게 배우려고 하는 걸까요.

그는 또 수수께끼나 속임수 따위의 명성으로 소문나기를 바라는데, 지인은 그런 명성을 자신의 桎梏질곡으로 여긴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노담이 말했다.

다만 그로 하여금 죽고 사는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며, 옳고 옳지 않은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게 하여 그 桎梏질곡을 풀게 하는 것이 좋겠다.”

무지가 말했다.

하늘이 그에게 형벌을 내렸는데,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魯有兀者叔山無趾하더니 踵見仲尼한대 (노유올자숙산무지 종견중니)

나라에 절름발이인 숙산무지叔山無趾란 사람이 있었는데 중니仲尼를 찾아와 뵈었다.

 

仲尼曰 (중니왈)

중니가 말했다.

子不謹前하야 旣犯患若是矣로소니 雖今한들 何及矣리오 (자불근전 기범환 약시이 수금 래 하급의)

그대는 이전에 행동을 삼가지 않아 이미 죄를 범해서 이 지경이 되었으니, 비록 지금 나에게 와서 배운들 어찌 미칠 수 있겠는가.”

無趾曰 (무지왈)

숙산무지叔山無趾가 말했다.

吾唯不知務 而輕用吾身하야 吾是以亡足이어니와 (오유부지무 이경용오신 오시이망족)

나는 다만 세상의 일에 힘쓸 줄 몰라 내 몸을 함부로 하였으니 내가 이 때문에 발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今吾來也猶有尊足者存하니 吾是以務全之也하노라 (금오래야 유유존족자존 오시이 무전지야)

허나 지금 내가 온 것은 아직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니 내가 이 때문에 그것을 보존하려고 애씁니다.

夫天無不覆하며 地無不載하나니 (부천무불복 지무불재)

하늘은 덮어주지 아니함이 없으며, 땅은 실어주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吾以夫子爲天地러니 安知夫子之猶若是也리오 (오이부자 위천지 안지부자지유약시야)

나는 선생님을 하늘과 땅이라고 여겼는데 어찌 선생님이 이 같을 줄 알았겠습니까?”

孔子曰 (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丘則陋矣(구즉누의)

제가 생각이 얕았습니다.

 

夫子胡不入乎(부자 호불입호)

선생께서는 들어오십시오.

請講以所聞호리라 (청강이소문)

청컨대 제가 들은 것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無趾出커늘 孔子曰 (무지출 공자왈)

숙산무지가 나가고 나자 공자가 말했다.

弟子勉之어다 (제자 면지)

제자들은 힘쓸지어다.

夫無趾兀者也로대 猶務學하야 以復補前行之惡이온 而況全德之人乎따녀 (부무지 올자야 유무학 이복보전행지악 이황전덕지인호)

숙산무지는 절름발이인데도 오히려 배움에 힘을 써서 다시 이전에 저지른 과오를 보완하려 하는데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이겠는가.”

無趾 語老耼하야 (무지 어노담)

숙산무지가 노담老耼에게 말했다.

曰 孔丘之於至人其未邪인저 (왈 공구지어지인 기미야)

공구孔丘는 지인至人의 경지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彼何賓賓以學子爲(피하빈빈이학자위)

그는 어찌하여 자꾸만 선생에게 배우려고 하는 걸까요.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으로 이오 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따녀 (피차기이숙궤환괴지면 문 부지지인지이시 위기 질곡야)

그는 또 수수께끼나 속임수 따위의 명성으로 소문나기를 바라는데, 지인은 그런 명성을 자신의 질곡桎梏으로 여긴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老耼曰 (노담왈)

노담이 말했다.

胡不直使彼以死生으로 爲一條하며 以可不可爲一貫者하야 解其桎梏其可乎(호부직사피 이사생 위일조 이가불가 위일관자 해기질곡 기가호)

다만 그로 하여금 죽고 사는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며, 옳고 옳지 않은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게 하여 그 질곡桎梏을 풀게 하는 것이 좋겠다.”

無趾曰 (무지왈)

무지가 말했다.

天刑之어늘 安可解리오 (천형지 안가해)

하늘이 그에게 형벌을 내렸는데,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Posted by 최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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