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중에 그와 함께 지내본 사람은 그를 사모하여 떠나지 못하며, 여자들은 그를 보고 나면 자기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청하는 사람이 몇십 명인데도 그런 사람이 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가 남보다 앞서 唱導창도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고, 항상 다른 사람을 따라갈 뿐입니다.”
“임금의 지위로 사람들의 죽음을 구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재물을 모아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게다가 그 추악한 꼴이란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하고, 남의 주장을 따르기만 하고 먼저 나서서 인도하지 않으며, 지식이 사방의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도 아닌데 모든 남녀가 그 앞에 모여드니 이 사람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 것입니다.
과인이 불러서 살펴보았더니 과연 추한 용모로 천하를 놀라게 할 만합디다.”
“과인과 함께 지낸 지 한 달이 채 안 되어 과인은 그 사람됨에 마음이 끌리더니, 1년이 되기 전에 과인은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마침 나라에 재상 자리가 비어 있어서 과인이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하였더니, 그는 한동안 무심히 있다가 응락하였는데 얽매임이 없어서 마치 사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인은 갑자기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한 것을 부끄럽게 여겼는데 얼마 안 되어 과인을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과인이 슬퍼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았으며,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중니가 말했다.
“제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새끼돼지들이 죽은 어미돼지의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조금 있다가 깜짝 놀라서 모두 그 어미돼지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어미돼지의 시선이 자기들을 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일 뿐이며 어미돼지가 본래의 모습과 같지 않았기 때문일 뿐입니다.
새끼돼지가 어미돼지를 사랑하는 것은 그 형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형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은 사람은 그 사람을 장례 치를 적에 雲翣운삽으로 장식하여 보내지 아니하며, 발 잘린 사람은 신발을 아끼지 않습니다.
모두 그 근본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와 반대로〉 천자의 後宮후궁이 된 사람들은 손톱을 깎지 않고, 귀를 뚫지 아니하며, 새로 아내를 맞이한 사람은 궁전 밖에 머물게 해서 다시 숙직을 시키지 못합니다.
육체가 완전한 경우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하는데 하물며 德이 완전한 사람이겠습니까.”
“지금 哀駘它애태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믿으며, 공적이 없어도 君主가 친애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나라를 맡기게 하면서도 오직 그가 받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하였으니, 이 사람은 틀림없이 才能재능이 완전하고 德덕을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람일 것입니다.”
그 때문에 마음의 평안을 어지럽히기에는 부족하며 마음 속에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하며, 그런 변화로 하여금 조화되고 즐겁게 하여 막힘없이 통하게 하여 기쁨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야 하며,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만물과 더불어 따뜻한 봄과 같은 관계를 이루어야 하니 이것은 만물과 접촉하여 마음 속에서 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재능이 완전하다고 합니다.”
“무엇을 일러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합니까?”
중니가 말했다.
“평평한 것으로는 정지하고 있는 물이 가장 성대합니다.
그것이 기준이 될 수 있으니, 안에서 잘 보전되고, 밖으로 波動파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덕이란 완전한 평정을 닦은 것입니다.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떠날 수 없습니다.”
애공이 다른 날에 이 말을 閔子민자에게 말했다.
“처음에 나는 임금으로서 천하에 君臨군림하여 백성들을 다스리는 권력을 잡고 백성들이 죽을까 근심하였소.
나는 스스로 이것이 지극한 道理도리라고 생각하였는데, 지금 내가 至人지인에 대한 말을 듣고 나서는 내가 실제의 德덕은 아무 것도 없이 내 몸을 함부로 움직여서 우리나라를 망칠까 두려워하게 되었소.
“임금의 지위로 사람들의 죽음을 구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재물을 모아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게다가 그 추악한 꼴이란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하고, 남의 주장을 따르기만 하고 먼저 나서서 인도하지 않으며, 지식이 사방의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도 아닌데 모든 남녀가 그 앞에 모여드니 이 사람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 것입니다.
그 때문에 마음의 평안을 어지럽히기에는 부족하며 마음 속에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하며, 그런 변화로 하여금 조화되고 즐겁게 하여 막힘없이 통하게 하여 기쁨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야 하며,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만물과 더불어 따뜻한 봄과 같은 관계를 이루어야 하니 이것은 만물과 접촉하여 마음 속에서 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재능이 완전하다고 합니다.”
何謂德不形고 (하위덕불형)
“무엇을 일러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합니까?”
曰 (왈)
중니가 말했다.
平者는 水停之盛也라 (평자 수정지성야)
“평평한 것으로는 정지하고 있는 물이 가장 성대합니다.
其可以爲法也니 內保之하고 而外不蕩也할새니라 (기가이위법야 내보지 이외불탕야)
그것이 기준이 될 수 있으니, 안에서 잘 보전되고, 밖으로 파동波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德者成和之脩也라 (덕자성화지수야)
덕이란 완전한 평정을 닦은 것입니다.
脩 포 수, 술잔 유 1. 포(脯), 포육(脯肉: 얇게 저미어서 양념을 하여 말린 고기) 2. 건육(乾肉) 3. 닦다(=修), 수양하다(修養--) 4. 마르다, 시들다 6. 오래다